[이론] 손석구 광풍과 영어는 프로소디 (prosody)
작성자
박유현
작성일
2022-06-16 16:18
조회
795
근래 들어 손석구 광풍이 불고 있는데, 남자력과 소년미를 갖춘 외모에 탁월한 연기력, 한국과 미국의 좋은 점을 결합한 스타성이 대단한 배우라 오래 갈 것으로 생각한다. 손석구가 중2 때 미네소타에 유학 갔으면 이른 편은 아닌데 , 드라마 센스8(Sense8)의 문권호 형사나 슈츠(Suits)에서의 데이비드 킴 변호사를 유창한 영어구사력과 함께 연기하는 것을 보면서 놀란 이들이 많다. 같은 유학생인 이서진만 해도 영어가 좀 유창한 정도인데 손석구는 원어민에 가깝게 들리기 때문이다.
영어로 먹고 사는 사람 입장에서 해석해본다면 이것은 미대생 출신의 손석구가 뛰어난 관찰력으로 프로소디(prosody)를 맞추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손석구는 힙합가수 코먼(Common) 등의 노래로 영어를 배웠다고 언급한 바 있는데, 10대의 언어 습득법으로는 정도를 걸은 셈이다. 한국에서도 사투리를 벗게 하려면 노래를 집중적으로 가르친다. 10대 연습생 생활을 거친 아이돌 중에서 사투리가 눈에 띄는 이가 거의 없는 것을 보면 그 효과를 알 수 있다.
비슷한 논리를 영어구사력에도 적용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한국인이 영어를 할 때 (1) 초급단계에서는 'P'와 'F '등 자음을 맞추고, (2) 중급단계에서는 '어', '오', '오우' 등 모음을 맞추고, (3) 고급단계에서는 프로소디를 맞춘다. 프로소디(prosody)는 한국어로 '운율'이라고만 번역해서는 충분한 설명이 되지 않는다. 발성, 강세, 리듬, 연음 등을 전부 포함하는 개념이다. 만일 내가 미국 여행을 갔는데 미국인이 내 말을 한번에 못 알아듣고 "Pardon me?" 하는 일이 잦다면, 그래서 두 번 세 번 말하면서 위축되고 있다면 그건 나의 프로소디가 깨져 있는 탓이다. 다르게 설명하자면 일찍이 서태지는 랩이 띄어쓰기임을 입증한 바 있다. 즉, 서태지는 "한국어는 영어와 어순, 리듬이 달라 랩이 가능하지 않다"는 통설을 한 번에 깨고 등장한 가수이다. 프로소디를 맞추려면 마치 한국어 문장을 영어식으로 띄고 붙이면서 랩을 하듯, 내지는 파도를 보고 있다가 가볍게 보드에 올라서서 서핑을 하듯 원어민의 흐름에 맞춰야 한다. 프로소디는 음정 박자 뿐 아니라 감정을 적절히 실어야 잘 전달되는 노래 부르기와 비슷하다. 개인적으로 한국식 영어의 가장 큰 문제는 모든 단어에 강세를 두면서 지나치게 열심히 말하는 습관이라고 본다. 만약 프로소디를 맞출 수 있다면, 설사 모음 발음이 조금씩 깨져도 잘 들리게 되고, 이것이 손석구 영어가 아닐까 생각한다.
또 프로소디를 맞추다 보면 얼굴 근육도 미국식으로 쓰게 된다. 여기서 두 가지 특징을 발견할 수 있는데 첫째가 이마 주름, 둘째가 팔자 주름이다. 이 중 팔자 주름은 영어식 모음을 발음하면서 많이 생긴다고. 동료들과 이 문제를 토론해 본 적 있는데 확실히 통역사들에게는 팔자 주름이 센 편이라고 느낀다. 그러나 이건 오징어들의 사정이고, 손석구는 이마에만 주름이 지던데 그건 초미남이라 그런 것으로. 어쨌든 손석구의 시대가 왔고, 슈퍼스타의 건승을 기원한다.
영어로 먹고 사는 사람 입장에서 해석해본다면 이것은 미대생 출신의 손석구가 뛰어난 관찰력으로 프로소디(prosody)를 맞추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손석구는 힙합가수 코먼(Common) 등의 노래로 영어를 배웠다고 언급한 바 있는데, 10대의 언어 습득법으로는 정도를 걸은 셈이다. 한국에서도 사투리를 벗게 하려면 노래를 집중적으로 가르친다. 10대 연습생 생활을 거친 아이돌 중에서 사투리가 눈에 띄는 이가 거의 없는 것을 보면 그 효과를 알 수 있다.
비슷한 논리를 영어구사력에도 적용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한국인이 영어를 할 때 (1) 초급단계에서는 'P'와 'F '등 자음을 맞추고, (2) 중급단계에서는 '어', '오', '오우' 등 모음을 맞추고, (3) 고급단계에서는 프로소디를 맞춘다. 프로소디(prosody)는 한국어로 '운율'이라고만 번역해서는 충분한 설명이 되지 않는다. 발성, 강세, 리듬, 연음 등을 전부 포함하는 개념이다. 만일 내가 미국 여행을 갔는데 미국인이 내 말을 한번에 못 알아듣고 "Pardon me?" 하는 일이 잦다면, 그래서 두 번 세 번 말하면서 위축되고 있다면 그건 나의 프로소디가 깨져 있는 탓이다. 다르게 설명하자면 일찍이 서태지는 랩이 띄어쓰기임을 입증한 바 있다. 즉, 서태지는 "한국어는 영어와 어순, 리듬이 달라 랩이 가능하지 않다"는 통설을 한 번에 깨고 등장한 가수이다. 프로소디를 맞추려면 마치 한국어 문장을 영어식으로 띄고 붙이면서 랩을 하듯, 내지는 파도를 보고 있다가 가볍게 보드에 올라서서 서핑을 하듯 원어민의 흐름에 맞춰야 한다. 프로소디는 음정 박자 뿐 아니라 감정을 적절히 실어야 잘 전달되는 노래 부르기와 비슷하다. 개인적으로 한국식 영어의 가장 큰 문제는 모든 단어에 강세를 두면서 지나치게 열심히 말하는 습관이라고 본다. 만약 프로소디를 맞출 수 있다면, 설사 모음 발음이 조금씩 깨져도 잘 들리게 되고, 이것이 손석구 영어가 아닐까 생각한다.
또 프로소디를 맞추다 보면 얼굴 근육도 미국식으로 쓰게 된다. 여기서 두 가지 특징을 발견할 수 있는데 첫째가 이마 주름, 둘째가 팔자 주름이다. 이 중 팔자 주름은 영어식 모음을 발음하면서 많이 생긴다고. 동료들과 이 문제를 토론해 본 적 있는데 확실히 통역사들에게는 팔자 주름이 센 편이라고 느낀다. 그러나 이건 오징어들의 사정이고, 손석구는 이마에만 주름이 지던데 그건 초미남이라 그런 것으로. 어쨌든 손석구의 시대가 왔고, 슈퍼스타의 건승을 기원한다.
전체 28
번호 | 제목 | 작성자 | 작성일 | 추천 | 조회 |
28 |
[일본] ‘야래향’과 1975년 자민당 의원단 방북
박유현
|
2024.07.11
|
추천 0
|
조회 156
|
박유현 | 2024.07.11 | 0 | 156 |
27 |
[일본] 노무라 만사이와 오사카 G20
박유현
|
2024.02.12
|
추천 0
|
조회 255
|
박유현 | 2024.02.12 | 0 | 255 |
26 |
[한국] 문장구역의 소개 (동영상)
박유현
|
2023.03.13
|
추천 0
|
조회 318
|
박유현 | 2023.03.13 | 0 | 318 |
25 |
[한국] 휴전회담 통역관 설정식의 최후진술
박유현
|
2022.07.27
|
추천 0
|
조회 602
|
박유현 | 2022.07.27 | 0 | 602 |
24 |
[이론] 손석구 광풍과 영어는 프로소디 (prosody)
박유현
|
2022.06.16
|
추천 0
|
조회 795
|
박유현 | 2022.06.16 | 0 | 795 |
23 |
[한국] 모자가 많은 남자: 코리아 컨설팅 안톤 숄츠 (Anton Scholtz) 대표
박유현
|
2022.05.30
|
추천 0
|
조회 619
|
박유현 | 2022.05.30 | 0 | 619 |
22 |
[한국] 보화수보: 간송의 보물과 위창 오세창
박유현
|
2022.05.19
|
추천 0
|
조회 610
|
박유현 | 2022.05.19 | 0 | 610 |
21 |
[한국] 부업으로서의 통번역: 이집트학자 유성환 박사
박유현
|
2022.04.13
|
추천 0
|
조회 915
|
박유현 | 2022.04.13 | 0 | 915 |
20 |
[구미] 통역계의 2세 유명인 : 베라 왕과 시몬느 시뇨레
박유현
|
2022.02.12
|
추천 0
|
조회 866
|
박유현 | 2022.02.12 | 0 | 866 |
19 |
[중동] 전쟁과 통역사 : 카불 함락과 미국의 철수
박유현
|
2021.08.17
|
추천 0
|
조회 791
|
박유현 | 2021.08.17 | 0 | 791 |